찬송 : ‘어지러운 세상 중에’ 340장(통 366)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이사야 42장 5~9절
말씀 : 기원전 722년 초강대국 앗시리아에 의해 북이스라엘이 멸망합니다. 130여년 뒤 신흥강국 바빌로니아가 남유다와 성전을 초토화하면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70년간 바빌론 유수의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이사야서 42장은 그 상황을 배경으로 기록됐으며 바빌론에 잡혀있는 자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말씀입니다.
본문에서 하나님은 창조주이심을 선언합니다. 특히 그분은 모든 사람에게 호흡을 주시는 분이시랍니다(5절). 호흡은 하나님의 영입니다. 창세기에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코에 불어 넣으신 숨결(생기)과 같습니다. 사람은 그 호흡을 받고 생령이 됐습니다(창 2:7).
그러나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생령이라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옥에 갇혀있는 신세,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처지에 낙망하고 괴로워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이 얼마나 모질게 대했을지 생각해 봅니다. 포로들은 사람대접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 70년이나 지속하면 몸과 마음뿐 아니라 영혼까지 피폐해졌을 것입니다. ‘나는 살아있는 영적 존재다’라고 생각하기 몹시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그들에게 임무를 주십니다. 포로인 사람들을 세워 이방의 빛이 되게 하신답니다(6절). 바빌로니아는 유대만이 아니라 주변국 모두를 점령했습니다. 포로수용소에는 다양한 민족이 있었겠지요. 그곳은 모두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생령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공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곳에서 당신이 생명의 원천임을 모두에게 깨닫게 하시기 위해 유대 민족을 사용하고자 하십니다. 그들이 이방의 빛이 돼 같은 처지에 있는 포로들을 일깨우고 이끌어주기를 바라셨던 것입니다. “눈먼 자들의 눈을 밝히며 갇힌 자를 감옥에서 이끌어 내며 흑암에 앉은 자를 감방에서 나오게 하리라”(7절)는 뜻을 이루시기 위함입니다.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도구가 돼 이방의 빛이 된다면 그들은 포로수용소에 있다 할지라도 더 이상 갇힌 자, 억눌린 자, 생령을 잃어버린 자가 아닙니다. 마음껏 하나님을 섬길 수 있었던 안락한 성전 생활은 잃었지만 포로수용소를 하나님의 일터로 만들어나가는 위대한 생명의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오늘날 믿음의 가정과 교회가 이 일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가시적인 바빌론은 없지만 우리는 예수님이 극도로 경계하셨던 맘몬, 그리고 힘을 숭배하는 세상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안에서 우리는 이미 구원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교리학 ‘종말론’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로 ‘이미 그러나 아직(already but not yet)’의 시대를 사는 것입니다. 다가올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며 우리를 이방의 빛으로 부르신 하나님께 응답하며 나가는 우리 가정, 우리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 하나님, 어지러운 세상 중에 기쁜 소식을 전하는 주님의 도구로 사용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