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태복음 2장 19~23절
말씀 : 박정기 작가가 쓴 ‘어느 할아버지의 평범한 이야기’에 나오는 일화입니다. 한 나그네가 광야에서 사나운 짐승에게 쫓기고 있었습니다. 맹수가 나그네를 덮치기 직전, 다행히 낡은 우물 하나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나그네는 허겁지겁 우물 속으로 넝쿨을 타고 내려갑니다. 숨을 몰아쉬며 겁에 질려 위를 쳐다봅니다. 짐승의 시뻘건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공포가 덮쳐옵니다. 다행히 짐승은 으르렁거릴 뿐 우물 안으로 감히 내려오지 못했습니다. 그제야 나그네는 눈을 감으며 안도의 숨을 크게 내쉬었지요. 그런데 우물 저 깊은 바닥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게 보였습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큰 뱀이 위를 쳐다보며 혀를 날름거리며 꿈틀거리고 있는 겁니다. 간담이 서늘해진 나그네. 순간 내려가기를 멈췄습니다. 위를 쳐다보니 사나운 짐승이 여전히 큰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바닥에도 큰 뱀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는 딱한 처지가 됐습니다.
나그네는 아찔해졌습니다. 흐트러진 생각을 바로잡기 위해 눈을 감으며 크게 숨을 들이쉽니다. 그리고 넝쿨을 잡은 손에 힘을 줬지요. 넝쿨마저 놓친다면 큰일이니까요. 공포와 절망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그네가 쳐다보니 아뿔싸, 돌 틈에서 나온 생쥐 한 마리가 넝쿨을 갉아 먹는 게 아닙니까. 순간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이제 모든 게 끝났구나.’ 다시 눈을 감으며 입을 굳게 다물었지요.
이때 문득 입술에 와 닿는 게 있었습니다. 입술을 핥아보니 달콤했습니다. 눈을 떠보니 넝쿨에 달려있던 벌집에서 꿀 몇 방울이 나그네의 입술에 떨어진 겁니다. 나그네는 그 꿀의 달콤함에 빠져 얼굴에 미소를 지었습니다. 사나운 맹수도, 혀를 날름거리는 독사도, 넝쿨을 갉아 먹는 생쥐도 잠시 잊은 채 입술에 묻은 꿀을 핥아 먹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인생이 이런 것이라고 했습니다. 맹수와 독사에게 쫓기는 우물 속 인생, 거기에 곧 끊어질 위기에 직면한 절망적 실존이 인간입니다. 그런데도 이 모든 걸 망각해 한 방울 꿀의 달콤함을 탐닉하는 게 인간의 본능입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지요. 달콤한 꿀과 같은 꿈은 우리를 절망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희망은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게 하는 힘입니다. 하나님은 절망의 순간 우리에게 꿈을 통해 희망을 보여 주십니다. 하나님의 비전은 현실 자체를 좋은 방향으로 바꿔버립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보여주신 꿈대로 멋지게 살았던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입니다. 꿈에서 주의 사자를 만난 요셉은 이스라엘로 떠나 예수 그리스도의 안전을 지킵니다. 여러분 모두 하나님이 주시는 복된 삶을 사시길 축복합니다.
기도 : 사랑의 하나님. 우리 또한 요셉같이 꿈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이 보여주신 꿈을 품고 사는 우리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